세계대전 이후, 소비자로서의 여성과 섹스어필 광고의 출현

두차례에 걸친 세계대전과 러시아, 중국의 사회주의 혁명과 제3세계 국가들의 독립 등 20세기 초반은 전쟁과 혁명, 대공항 등으로 급격한 변화의 시기였다. 하지만 미국에 있어서는 영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자국 중심으로 이동시키는 전환기이면서도 전후의 특수를 기반으로 경제적 안정이 형성되는 시기이기도 했다.  전쟁기에 도시 노동자로 집입한 여성들은 한편으로는 유력한 소비자로서 성장해나갔으면서도 급격하게 보수화되는 정치적, 사회적 환경 속에 처해야만 했다. 이러한 트렌드에 가장 먼저 적응하기 시작한 부문은 광고업계였다.

소비자로서의 여성

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한 시기, 소비자는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라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그리고 마케터와 여성잡지 발행인들 사이에 확대되어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어필하는 것이 소비 창출에 더 용이하다는 판단을 한다. 여성잡지는 기사와 사설을 통해 여성성과 소비자주의를 연결시키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다. 『레이디스 홈 저널』 은 전국의 수용자에게 소비의 젠더화를 논의하고 재현하고 여론화한 최초의 잡지로서 주된 쇼핑객은 여성이며 남성이 쇼핑을 한다면 집을 사거나 하인을 고용할 때 정도라고 주장한다. 이에 맞게 광고 속에 여성을 등장시켰으며 여성의 일은 각종 생활용품이나 가구, 전기제품 등을 소비함으로써 이루어진다는 글을 게재한다.

역사적 자료를 보면 여가와 오락과 관련된 소비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더 많은 가계소득을 할애하고 있으며 소비에 있어서 남성이 주변적이지는 않은 편이다. 하지만 남성의 주된 항목은 유흥, 오락, 여가활동 등 광고가 필요하지 않은 영역이며 여성은 가정용품과 가족용품의 소비하는 주된 소비자이다. 남성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담배시장 확대를 위해 1920년에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담배 캠페인이 등장하여 여성 흡연에 대해 부정적인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가 반전된다. 더 나아가 바람직한 것으로 권장하고 자유의 상징과 여성 해방과 연계시키고 유행에 앞서가는 여성, 상류층 여성, 사회적 인정의 이미지와 연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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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에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담배 캠페인이 등장하여 여성 흡연에 대해 부정적인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가 반전된다.

광고는 소비자를 만드는 것

롤랜드 마천드(Roland Marchand)는 1920년대 이후부터는 생산량이 아니라 소비의 부족이 시장의 문제로 제기되어 소비자를 만드는 것이 광고인의 주요 역할이 된다고 보았다. 마천드는 1920년대부터 광고는 대중에게 소비방식과 사회 관계 맺기의 교육자 역할을 자처하는데 광고가 제품의 특징을 알려주는 범위를 넘어서서 소비에 대한 취향을 배양하고 특정 상품을 사회적으로 적절하게 사용하는 방식, 심리적 만족을 얻는 방법까지 안내한다는 것이다.

젊은 여성이 가정에서 자신의 역할과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구혼자와 남편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아이들은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 로션과 비누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전통이 해체된 상황 속에서는 삶의 질에 대한 불안감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광고는 근대적인 삶을 살아가는 지침서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광고가 제안하는 새로운 삶에 대한 해답은 소비로 귀결된다. 광고는 사람들이 열망하는 이상적인 인간관계나 삶의 행복을 제품 사용과 연결시켜 설명한다.

조돈트(Sozodont) 치약 광고는 진주처럼 희고 가지런한 여성의 치아가 이성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요소이며 사랑을 가져다 준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식으로 위생습관을 재형성한다. 또는 개인용품을 팔기 위해 사회적 수치, 죄책감 등을 강조하는 광고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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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돈트(Sozodont) 치약 광고는 진주처럼 희고 가지런한 여성의 치아가 이성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요소이며 사랑을 가져다 준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식으로 위생습관을 재형성한다.

광고 메시지 전략으로서의 성(sex)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광고들은 보수적인 가치관을 추구하면서도 성(sex)을 광고도구로서 사용하기 시작한다. 사회적인 풍요로움으로 인해 사회 전반에 물질주의가 팽배하고 남성 중심의 성적인 개방이 허용되면서 광고도 같은 현상이 벌어진다.광고인들은 성을 상용하는 이유에 대해 ① “성을 사용하면 판매가 미친 듯이 증가한다.”는 믿음과 ② “광고는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므로 어차피 하수도로 흘러들어갈 돈이면 재미를 첨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설명한다.

1900년대에 크라운 코르셋, 소조돈트 치약, 코카콜라 등의 광고에서도 아름다운 여성의 이미지를 사용했다. 그러나 성적인 매력을 소구로 한다는 것은 다른 차원으로서 엘리어트 스프링스(Elliott Springs)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스프링스는 카피에서도 성적인 내용을 허용하되 보수성을 유지하며 성적 자극을 주되 수위를 유지했으며 해학적 유머를 첨가해 희극 같은 이미지를 만들려고 했다. 10년간의 일관성 있는 섹스어필 광고 덕분에 스프링 메이드(Spring Maid)는 당대 상품 중에서 브랜드 회상도가 가장 높은 제품으로 자리잡는다. 엘리어트 스프링스는 섹스 어필 광고의 원칙에 대하여 ① 광고 수용자를 지성적인 동료로 상정해야 하며 ② 수용자의 관심을 끌게 되면 유용한 제품정보를 발견할 수 있게 하며 ③ 성적인 이미지는 가벼운 분위기에서 표현되어야 하며 유머뿐만 아니라 소비자에 대한 존경심도 포함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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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스프링스 광고. 카피에서도 성적인 내용을 허용하되 보수성을 유지하며 성적 자극을 주되 수위를 유지했으며 해학적 유머를 첨가해 희극 같은 이미지를 만들려고 했다.

1950년대 광고에 담긴 여성에 대한 보수적 가치

1950년대 미국에서의 기술발전과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대중들은 정서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전통적 가치관으로 회귀하는 성향을 보인다. 전쟁경험과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냉전의 본격화는 가정과 가족의 소중한 강조와 보수적 가치의 강화으로 이어진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수십 년 동안 서구의 경제분야에서 서비스 부문이 성장하고 남성과 여성이 함께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직업들이 생겼다. 그러나 여성에 대한 사회의 전통적인 고정관념은 여성의 실제 생활조건의 변화에 비해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현실이 드러난다. 1950년대 혼인율과 출산율이 증가하고 교회에 다니는 인구가 급증한 사례는 보수적인 가치관의 강화를 보여준다.  광고는 전후 미국사회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일상을 그려내며 전통적인 가치관을 강조하여 이상적이 아버지, 어미니, 자녀상을 제시한다.

아버지는 결단력이 있으며 가정에서든 직장에서든 능력있는 존재로 묘사되었다. 여성은 경제적인 생산력이나 사회적 능력을 갖춘 존재가 아니라 아내, 엄마, 주부라는 전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범주에서 만족을 찾는 존재로 그려졌다. 광고는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이 고단한 가사노동을 덜어줄 수 있으며 여성을 하루하루 여왕 같이 만들어줄 수 있다는 공통적인 주제를 다루었다. 프리지데일(Frigidaire) 냉장고를 소유함으로써 여성의 행복이 한 단계 상승되고 여왕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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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미국에서의 기술발전과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대중들은 정서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전통적 가치관으로 회귀하는 성향을 보인다. 전쟁경험과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냉전의 본격화는 가정과 가족의 소중한 강조와 보수적 가치의 강화으로 이어진다.

사진 출처

공병훈. 협성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사 미디어 경제경영 전공,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64년생. 창작과비평사, 동방미디어, 교보문고, 푸른엠앤에스, 세계미디어플러스 등에 재직함. 소셜 미디어와 콘텐츠, 플랫폼, 홍보, 컨설팅 분야 실무자이자 현장 연구자. hobbits8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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