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어떻게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이 될까

에드윈 헨리 랜시어(Edwin Henry)의 1950년 작품 출처 : 위키피디아

에드윈 헨리 랜시어(Edwin Henry)의 1950년 작품 출처 : 위키피디아

왕비가 노예와 불륜을 저지르는 것을 목격한 샤리야르(Shahryar) 왕은 왕비를 죽이고 여성에 대한 복수심으로 처녀와 하룻밤을 잔 후에 다음 날 처형하기 시작합니다. 학살이 거듭되어 여자가 거리에서 사라질 지경에 이르자 대신의 딸인 셰헤라자드(Scheherazade)는 일부러 왕과 결혼합니다. 아라비안나이트라고도 불리는 천일야화(千一夜話)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밤마다 그녀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에 감탄한 샤리아르 왕은 낮에는 나라일을 보고 난 후, 밤에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셰헤라자드는 인도와 이란•이라크•시리아•아라비아•이집트의 설화•연애 이야기•범죄 이야기•여행담•신선담•역사 이야기•교훈담•우화 등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들려준 것입니다. 스토리를 재미있게 펼쳐놓는 그녀의 재능과 노력은 샤리야르 왕에게 평화로움을 가져다주고 화려한 문명을 지닌 이슬람 제국을 운영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페르디난트 켈러(Ferdinand Keller)의 셰헤라자드와 샤리야르(Scheherazade and Shahryār). 1880 작품. 출처 : 위키피디아

페르디난트 켈러(Ferdinand Keller)의 셰헤라자드와 샤리야르(Scheherazade and Shahryār). 1880 작품. 출처 : 위키피디아

이야기를 펼쳐놓는 방법 스토리텔링

어떠한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서 인물들이 사건을 수행하는 과정을 이야기 또는 스토리(story)라고 합니다. 스토리는 사람과 사람의 상호작용의 과정에서 전달됩니다. 상호작용 과정은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거나 SNS를 통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연극 같은 방식으로 전달되고 공유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림과 사진을 통해서 그리고 노래와 연주를 통해서, 심지어는 판토마임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구체적인 상황에서, 구체적인 필요에 따라, 구체적인 대상에게, 구체적인 방법으로 스토리가 전달되는 행위를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라고 부릅니다. ① 매일 처녀들이 매일 죽임을 당하는 상황에서, ② 학살을 멈추고 나라를 구해야 하는 필요성에 따라, ③ 셰헤라자드 왕에게, ④ 밤마다 이야기 한 편씩을 들려주는 방법으로 천일야화가 스토리텔링된 것입니다.

빈센트 반 고흐의 . 출처:위키피디아

빈센트 반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The Potato Eaters)>. 출처:위키피디아

그림이 스토리텔링으로 사용된 사례로서 빈센트 반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의 <감자 먹는 사람들(The Potato Eaters)>을 들 수 있습니다. 많이 알려지진 않은 사실이지만 25살 되던 해인 1878년에 고흐는 광산 지역의 노동자들에게 선교하는 일을 합니다. 그 일에서 해고되었지만 그는 그 일을 계속하면서 처음으로 목탄화를 통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로부터 7년 후에 나온 작품이 1885년에 그려진 〈감자 먹는 사람들〉입니다. 이 그림에서는 소박한 식사를 하는 농부 가족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노동하는 사람들의 정직한 삶과 그들이 가족과 함께 누리는 소박한 즐거움을 담았습니다.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명의 모델들을 고용하여 그린 작품으로서 〈감자 먹는 사람들〉이후로 반 고흐는 더 이상 여러 인물들이 배치된 작품을 그리지 못했습니다. 당시 농부들의 생활과 소박함 그리고 고흐의 삶이 그림에 스토리텔링된 것입니다.

스토리의 세가지 요소 : 인물+사건+배경

콘텐츠를 창작하거나 만드는 데 스토리텔링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인물, 사건, 배경 이 세 가지가 스토리를 구성한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인물, 사건, 배경으로 구성된 스토리들은 허구적인 이야기들을 이루어진 픽션(fiction)과 팩트(fact)들에 기반을 둔 논픽션(nonfiction), 그리고 팩트와 픽션을 작가적 상상력으로 융합한 팩션(faction)으로 구분됩니다. 민중들이 자신이 가진 상상력을 통해 이야기를 변형하고 픽션과 결합하여 만들어낸 전설, 민담, 영웅담, 우화들도 어떤 의미에서 팩션에 속할 수도 있습니다.

원초적인 스토리텔링 방식은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읽어주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의 의미는 크게 확장되었습니다. 소설가, 시인, 교육자, 뉴스 기자, 영화감독, 방송 작가, 연극 연출가, 공연 기획자, SNS UCC 사용자 등. 모든 창작자 또는 스토리텔러(storyteller)는 자신의 지식, 감정, 영감을 원동력으로 스토리를 조합하고, 변형하며, 창조하는 작업을 벌입니다. 스마트폰이 확산되고 블로그,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Instagram), 빙글(Vingle), 피키캐스트(Pikicast) 같은 SNS가 활성화되면서 우리 모두는 스토리텔링의 빅뱅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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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 가족, 조직, 기업, 집단, 커뮤니티, 국가들은 모두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집안 어른들은 어려웠던 고난의 시절에 어떻게 극복했는지의 이야기를 소중해 합니다. 젊은 세대들은 군대와 연애 경험, 초중고 시절 기억들을 팩트와 픽션을 적당히 섞어 스토리텔링합니다. 어린이들도 엄마, 아빠와의 즐겁고 슬펐던 많은 기억들을 스토리 형태로 간직합니다. 뉴스 기사나 블로그 등에서 인물을 인터뷰하여 콘텐츠를 작성하면 읽는 사람들이 훨씬 생생하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데서 스토리에서 인물이 차지하는 역할을 알 수 있습니다.

상상력을 더 크게 발휘해 보세요. 동물, 식물, 사물, 문화 같은 존재들도 자신의 스토리를 가지고 우리들에게 또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사물이 주인공이 되는 경우는 고려청자, 거북선, 조선의 불교 등과 같은 소재를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을 위한 사용되는 요소들

스토리텔러로서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을 원한다면 스토리 전문가와 연구자들이 권하는 다음 요소들에 대해 깊이 고민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실험과 모험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① 갈등(conflict) : 재미있게 이끌어가는 동력

갈등은 스토리를 재미있게 이끌어가는 동력입니다. 가난하지만 착하고 손재주가 좋은 심청은 아버지와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눈을 뜰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심봉사는 공양미 삼백석을 약속합니다. 심청전 스토리에 갈등이 발생합니다. 많은 재미있는 이야기에는 갈등 요소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예측 불가능의 혼돈적 상황에서 조화와 균형을 추구해서 이를 위해 노력합니다. 따라서 이야기는 조화를 깨뜨리는 역동적 변화의 집합입니다. 이야기는 갈등이 모두 해소될 때까지 변화 과정을 통해 생명력을 가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갈등은 스토리를 재미있게 이끌어가는 동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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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인물들의 관계 : 영웅와 적대 세력의 동화모델

갈등이 스토리를 재미있게 이끌어가게 하려면 갈등을 위해 역할을 수행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은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고 각 등장인물은 서로 역할을 보완하며 스토리 전개를 위해 활동합니다. 이 역할과 관계가 고전 동화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해서 동화 모델이라고 부릅니다. 그렇지만 애플과 스티브잡스를 볼 때 동화 모델은 기업의 스토리텔링에서 고객이나 직원을 스토리에 몰입시키기 위해 사용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고전 동화에서는 주인공인 영웅이 목표를 위해 모험을 시작합니다. 주인공에게는 요정과 충직한 종, 또는 친구 같은 조력자의 도움을 받습니다. 하지만 적대 세력은 주인공의 행동을 방해하려고 합니다. 순탄하지 못한 과정은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졸이게 하다가 주인공은 조력자와 후원자 그리고 스스로의 지혜와 노력으로 목표를 달성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안데르센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야기에 항상 등장하는 공통적인 원칙으로 동화 모델을 꼽습니다. 동화 모델은 영웅과 악당이 등장하고 영웅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악당을 물리치는 고전적인 갈등해소의 구성을 갖기 때문입니다.

③ 플롯 : 스토리가 전개되는 순서

스토리를 전개하는 구조를 플롯이라고 합니다. 원래의 전형적 이야기는 내러티브(narrative)로서 시간의 흐름대로 구성됩니다. 하지만 스토리를 듣거나 읽거나 보는 사람이 재미있으면 몰입에 알맞은 구조를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스토리텔링에서는 플롯을 사용하여 시간의 흐름과 다르게 이야기의 인과 구조를 중심으로 전개한다. 변화가 일어나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이야기의 변수들이 만들어지면서 갈등은 고조되지만 결국은 해소되고 이야기는 결말을 맺습니다. 이 과정을 기승전결(起承轉結)의 모델이라고 합니다. 기승전결 모델은 소설, 시,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연극 등 많은 픽션에서 활용됩니다. 뿐만 아니라 교육, 뉴스, 다큐멘터리, SNS 콘텐츠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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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A_Midsummer_Night’s_Dream
  • http://en.wikipedia.org/wiki/One_Thousand_and_One_Nights
  • http://en.wikipedia.org/wiki/Vincent_van_Gogh
  • http://en.wikipedia.org/wiki/Wikipedia:Featured_picture_candidates/Baron_Munchausen’s_tall_tales

참고 자료

  • Fog, A., Budtz, C., Munch, P, Stephen Blanchette, S. (2010). Storytelling: Branding in Practice, Springer.
  • 박인기, 이지영 등. (2013). 스토리텔링과 수업기술, 사회평론.
  • 이영돈. (2013). 텔레비전 프로그램 기법, 컴뮤니케이션북스

공병훈. 협성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사 미디어 경제경영 전공,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64년생. 창작과비평사, 동방미디어, 교보문고, 푸른엠앤에스, 세계미디어플러스 등에 재직함. 소셜 미디어와 콘텐츠, 플랫폼, 홍보, 컨설팅 분야 실무자이자 현장 연구자. hobbits8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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