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포그래피 세계가 이끈 서체(書體) 발달의 역사

© Taryn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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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베르크의 제자 니콜라스 젠슨이 개발한 로마체

최초로 로마체를 만든 사람은 동전 조각가인 프랑스인 니콜라스 젠슨(Nicolas Jenson)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독일에서 구텐베르크의 제자로서 인쇄술을 익혔지만 베네치아에 인쇄소를 설립하여 고전 베네치아체로 알려진 읽기 쉬운 서체를 개발했는데 현재까지 어도비(Adobe)사의 젠슨체로 전해지고 있으며 분류하자면 세리프체에 속합니다. 젠손은 뛰어난 인쇄기술자로 1470년 로마체(Roman type) 활자를 완성시킨 사람입니다.

니콜라스 젠슨과 1472년 로마체 인쇄물. / 출처_위키피디아

니콜라스 젠슨과 1472년 로마체 인쇄물. / 출처_위키피디아

18세기 인쇄술의 발달과 함께 개발된 세리프체

하지만 활판 인쇄술과 그래픽 디자인이 다양한 양식으로 발전하는 시대는 18세기였습니다. 인쇄술의 체계적인 방법이 도입되는 것과 함께 표준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이 일어난 것이지요. 세리프(serif)는 타이포그래피에서 글자와 기호를 이루는 획의 일부 끝이 돌출된 형태로서 한글에서의 명조체는 세리프체에 속합니다. 세리프가 없는 글꼴은 산세리프(sans-serif)체로서 이후 고딕체로 발달합니다.

세리프체는 시각적으로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따라서 글자의 크기가 작더라도 판독이 쉽습니다. 획의 두께가 강하지 않아서 산세리프체보다 가독성이 높아지는데  최근에는 가로와 세로의 두께가 적절한 고딕체의 산세리프도 조판 방식에 따라서 가독성이 좋을 수 있습니다. 들쑥날쑥한 외형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세리프체는 책과 신문과 같은 전통적인 인쇄물에 널리 쓰입니다.

올드(old style) 세리프 : 14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사선 강조와 더불어 굵고 얇은 선들 간에 약간의 차이가 있으며 최고의 가독성을 자랑합니다. 금속 조각가 였던 윌슨 캐슬론(William Caslon)이 1720년에 개발에 성공하여 영국 전역에서 사용됩니다. 그가 개발한 올드 스타일체를 캐슬론체라고도 합니다.

올드(old style) 세리프 / 출처_위키피디아

올드(old style) 세리프 / 출처_위키피디아

과도기적 세리프(transitional serif) : 과도기적 세리프 또는 바로크 세리프(baroque serif)는 18세기 중순에 등장하였습니다. 영국의 존 바스커빌(John Baskerville)은 과도기적체를 만드는데 올드 스타일과 모던체의 중간 형태로서 가로획과 세로획의 대비가 두드러집니다. 이러한 변화는 명료하고 알아보기 쉬우며 균일하지 않은 검정색의 대비가 상쾌한 느낌을 준다고 평가되었습니다.

과도기적(transitional ) 세리프. 출처 위키피디아

과도기적(transitional ) 세리프. 출처 위키피디아

모던 세리프(modern serif) : 모던 세리프 또는 디돈 세리프(didone serif)는 18세기 말에 처음 등장하였습니다. 올드 세리프와 과도기적 세리프체와는 다른 경향으로서 기암바티스타 보도니(Giambattista Bodoni)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돌출된 부분이 곡선으로 구성됨에 따라 직선일 때에 나타나지 않은 우아한 매력을 특징으로 합니다. 18세기 말에는 굵은 획과 가는 획의 굵기의 대비가 강해집니다. 세리프의 돌출된 부분이 없어지며, 동그라미의 중심축이 수직을 이루는 형태가 유행합니다. 세리프가 수평으로 직선을 이루고, 굵은 획과 가는 획의 강한 대비에 의해 수직성이 강하게 과장되어 넓고 진하고 보입니다.

모던(modern) 세리프 / 출처_위키피디아

모던(modern) 세리프 / 출처_위키피디아

슬랩 세리프(slab serif) : 슬랩 세리프 또는 이집트체(Egyptian)는 굵은 사각 형태의 모습을 보입니다. 이집트체라고 불리운 것은 이집트의 유산물처럼 굵직하고 각이 진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가끔 고정폭을 지니기도 합니다. 18세기초는 유럽 열강들이 식민지 쟁탈전을 본격화하는 시점이었고 관련하여 이집트 문물들이 쏟아져 들어오던 환경과 관련됩니다. 하지만 가독성이 떨어져서 제목을 위해서만 사용되는 편입니다. 슬랩 세리프, 어떠한가요? 고대 건축물들이 생각나지 않으시나요?

슬랩 세리프(slab serif)

슬랩 세리프(slab serif)

타이포그래피와 서체

타이포그래피에서 서체를 따로 구분하여야 합니다. 서체는 글자나 활자의 체제, 또는 글자를 쓰는 여러가지 방법입니다. 글꼴은 서체의 다른 말이며 혼용하여 사용되고 있습니다. 활판(活版)으로 하는 인쇄술과  편집 디자인의 시대에는 활자의 서체나 글자 배치 따위를 구성하고 표현하는 일을 타이포그래피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인쇄 기술뿐만 아니라 컴퓨터 기술이 급격하게 발달하면서 지금은 넓은 의미로 글자를 다루는 모든 방법을 타이포그래피라고 포함합니다. 심지어는 그라피티나(graffitto. 길거리 그림 창작), 손글씨 내지는 서예인 캘리그래피(calligraphy) 등 활자가 아닌 글자를 다루는 것들 모두가 타이포그래피라고 불려집니다. 또한 텍스트의 문단을 나누고 정렬을 하거나 글자 모양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고 영상을 만드 것까지 상당히 폭 넓은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글자를 다루는 일 모두가 타이포그래피입니다.

길거리 낙서, 길거리 창작 행위 등 다양하게 불리우는 그라피티나는 문자를 활용한 예술 작품화를 많이 하고 있다. /출처_위키미디어

길거리 낙서, 길거리 창작 행위 등 다양하게 불리우는 그라피티나는 문자를 활용한 예술 작품화를 많이 하고 있다. /출처_위키미디어

그림 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tarale/2897185492
  • https://en.wikipedia.org/wiki/Serif#Modern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Mark-Twain-%2BMartin-Riesenburger-Str_Hellersdorf_2012-01-15_AMA_fec_Graffitti-Panorama.jpg

공병훈. 협성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사 미디어 경제경영 전공,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64년생. 창작과비평사, 동방미디어, 교보문고, 푸른엠앤에스, 세계미디어플러스 등에 재직함. 소셜 미디어와 콘텐츠, 플랫폼, 홍보, 컨설팅 분야 실무자이자 현장 연구자. hobbits8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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