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이야기를 출판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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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빛나는 열매를 책을 통해 보여주는 시대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쓴 시와 수필 또는 소설, 생활글들을 책으로 출판하고 싶어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멋진 표지와 세련된 레이아웃의 본문에 자신의 작품이 실린 채로, 새로 나온 책 특유의 종이와 잉크 냄새를 맡아보는 것. 한번쯤은 자신이 쓴 책을 출판하여 서점이나 도서관에 놓여지는 상상을 합니다. 베스트셀러 매대에 앉혀지면 그보다 좋을 수 없겠지요.

평생 취미로 배우고 즐겨온 가죽공예의 작업 방법과 노하우를 책으로 출판하고 싶어하기도 합니다. 직업 현장에서 경험한 가슴 벅차고 가슴 미어지는 이야기들을 다른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어합니다. 알려지지 않은 오지를 등산을 하면서 찍은 풍경 사진을 자신만의 경험담과 함께 출판하고 싶어합니다. 기도와 묵상을 통해 가꾸어온 자신의 오랜 신앙 생활을 공유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유명인이나 전문가 대열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꿈들은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시길(Sigil)은 스마트폰, 태블릿PC, 컴퓨터 등 모든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볼 수 있는 이퍼브 형식의 전자책을 간편하게 제작할 수 있게 구글에서 제공하는 무료 소프트웨어이다.

시길(Sigil)은 스마트폰, 태블릿PC, 컴퓨터 등 모든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볼 수 있는 이퍼브 형식의 전자책을 간편하게 제작할 수 있게 구글에서 제공하는 무료 소프트웨어이다.

지금까지 전문 작가나 저자가 아닌 개인이 책을 출판한다는 것은 실현하기 힘든 꿈이었습니다.

출판사와 서점이라는 넘기 힘든 장벽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이 발달하여 인디자인(InDesign)이나 시길(Sigil)같이 종이책과 전자책을 편집하여 출판하고 판매하는 손쉬운 기술과 솔루션이 제공되고, 저자 스스로 홍보와 마케팅 활동이 가능한 책 거래 플랫폼들이 속속 출현하고 SNS처럼 독자와 직접 소통하는 소셜 미디어들의 역할이 계속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출판 활동은 단순하고 무모하게 시작할 수 있는 작업은 아닙니다. 작품으로서의 원고를 기획하여 편집하고 제작하며 유통하고 홍보하는 노하우들을 학습하기는 쉽지 않으며 현장성 있는 지식들은 충분히 공유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나마 공개된 관련 책과 자료들은 이해하기가 좀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그럼에고 불구하고. 존재하는 모든 책들은 그 자체로 빛을 발합니다. 출판의 새로운 형태들이 출현하고 있습니다. 셀프 출판, 인디 출판, 자비 출판. 하나 하나 살펴보면서 여러분들의 빛나는 열매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존재하는 모든 책들은 그 자체로 빛을 발한다. 이제 여러분들의 빛나는 열매를 보여줄 차례이다.

존재하는 모든 책들은 그 자체로 빛을 발한다. 이제 여러분들의 빛나는 열매를 보여줄 차례이다.

셀프 출판(self publishing)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책 편집과 제작 방식을 간편하게 만들었으며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을 제공합니다. 셀프 출판은 자신의 책을 직접 편집, 제작하여 유통,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교보문고의 2012년 8월에서 2013년 1월에 이르는 전자책 월별 등록 자료에 따르면 개인들의 셀프 출판은 118건에서 138건으로 17% 증가하고, 전자책만으로 출판하는 경우는 976건에서 2.029건으로 108% 증가했다고 나옵니다. 담당자는 이 수치에 대해 “초기에는 종이책 기반 전자책의 비중이 컸으나, 2013년 1월 기준으로 only-ebook 상품의 비중이 7:3으로 역전된 상황”이라고 설명합니다.

셀프 출판은 저자와 마니아(mania) 취향을 가진 개인들의 자기 출판과 1인출판사 증가 현상을 만들어내며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출판되는 니즈 기반 틈새 창출 과정을 만들어냅니다. 이 배경에 대해 많은 연구들은 다음 세 가지 정도를 꼽습니다. ① 2010년을 전후한 스마트 디바이스 확산, ② 아이북스스토어, 킨들, 구글 플레이, 그리고 T스토어, 올레eBook, 한국이퍼브, 인터파크, 리디북스(Ridibooks), 유페이퍼 와 같은 국내외 전자책 플랫폼의 출현, ③ 교보 퍼플과 유페이퍼, POD업체들의 등장으로 비롯된 출판 플랫폼의 출현 등입니다.

셀프 출판이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출판되는 니즈 기반 틈새 창출 역할을 하게 된 데에는 기술뿐만 아니라 교보 퍼플처럼 셀프 출판 책들을 유통시킬 수 있는 채널이 활동하는 덕분이다.

셀프 출판이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출판되는 니즈 기반 틈새 창출 역할을 하게 된 데에는 기술뿐만 아니라 교보 퍼플처럼 셀프 출판 책들을 유통시킬 수 있는 채널이 활동하는 덕분이다.

이제까지 출판은 문단이나 학계 또는 시장에서 이미 평가를 받은 이들만이 할 수 있는 활동이었습니다. 하지만 POD(publishing on demand)와 같이 한 권에서 몇 권의 제작도 가능한 기술들이 등장하고 아래아 한글이나 MS 워드를 다루듯이 전자책을 만들 수 있는 도구들이 소개되고 있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또한 G마켓이나 아이북스토어 같이 개인이 종이책과 전자책을 유통시킬 수 있는 공간들이 속속 생겨나 활동하고 있습니다.

출판을 대박을 내는 작업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면, 정성들인 시와 수필과 소설 또는 생활글을 출판하는 활동은 작품 활동에 중요한 공부이자 디딤돌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을 쓰고 출판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여해야 합니다. 출판사에 원고를 넘기는 일반적인 출판보다 셀프출판이 더 많은 수익을 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점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책에 담긴 작품을 공유하는 과정을 위해 유통과 홍보와 마케팅에도 많은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셀프 출판에서 주목할 만한 새로운 기술은 미국 온디맨드(www.ondemands.com)사에서 개발한 에스프레소 북 머신(espresso book machine)입니다. 에스프레소 북 머신은 구글 북스와 아마존, 잉그램 등이 보유한 수백만권에 달하는 책 파일 또는 고객이 가져온 파일을 가지고 3분 만에 원하는 책 1권을 제작해줍니다. 이 기계와 시스템은 셀프출판과 인디출판, 자비 출판을 위한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익스프레소 북 머신은 셀프출판과 인디출판, 자비 출판을 위한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익스프레소 북 머신은 셀프출판과 인디출판, 자비 출판을 위한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디 출판(independent publishing)

독립 출판 또는 인디 출판은 매스마켓(mass market, 대량 수요 시장)을 위한 책을 주로 출판하는 전통적 출판사와는 다르게 니치마켓(niche market, 틈새 시장)을 위한 책들을 출판하며 한 사람 또는 몇 명 이하의 작은 규모로 운영되는 작은 출판사들을 뜻합니다. 셀프 출판을 인디 출판에 포함시키기도 하는데 이 책에서는 저자가 직접 또는 1인 출판 형태로 출판사 등록을 하여 활동하는 경우를 인디 출판이라고 정의합니다. 하지만 인디 출판을 꼭 규모를 기준으로 하기보다는 자본과 상업적 이윤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독립된 채로 자신들의 주제와 정책 그리고 기준을 통해 출판하려는 집단을 인디 출판이라고 하는 것이 올바릅니다. 상업적 성공을 중시하는 대중 가수와 주제와 작품성을 중시하는 인디 가수의 차이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인디 출판이 활성화된 배경에는 셀프 출판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기술 혁명에 따른 책 생산과 유통의 대중화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전통적 출판사들이 매스마켓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체계에 따라 다양한 주제와 영역의 책들에 대한 시장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평가됩니다. 셀프 출판의 단점은 POD를 통해 소량 제작이 가능해진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이라는 이유로 전통적인 서점이라는 유통 채널이나 일부 전자책 플랫폼들을 활용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출판사 등록을 내고 사업자로서 출판활동을 벌이는 형태입니다.

니치마켓은 상품을 구매하려는 고객, 구매 패턴, 기호, 선호도 등에서 특정 시장에 한정되어 있는 경우를 말한다. 한정된 자원에 집중하여 비교우위를 확보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된다고 평가된다.

니치마켓은 상품을 구매하려는 고객, 구매 패턴, 기호, 선호도 등에서 특정 시장에 한정되어 있는 경우를 말한다. 한정된 자원에 집중하여 비교우위를 확보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된다고 평가된다.

자비 출판(vanity Publishing)

자신이 쓴 글을 출판사를 통해 내지 않고 셀프 출판도 인디 출판도 아닌 방식입니다. 전문 자비 출판 대행업체에 비용을 지불하여 책을 출판하는 방식입니다. 자비 출판은 적당한 출판사를 찾지 못했거나 셀프 출판이나 인디 출판을 할 수 있는 지식과 노하우가 부족한 상태에서 선택하는 방법입니다. 자비 출판 대행업체들은 전통적 출판사의 책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되더라도 독자의 만족에 못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판사를 통해 세상에 나온 책이 아니라는 이유로 자비출판을 폄하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서양의 중세시대와 조선시대에는 자비출판이 귀족이나 공부하는 학자들에게 일반적인 출판 방식으로 활용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여러가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셀프 출판과 독립출판 그리고 자비 출판은 저자가 직접 출판에 참여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하지만 개인으로서 활동할 것인지 출판사를 차려서 할 것인지, 비용만 내서 출판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셀프 출판과 독립출판 그리고 자비 출판은 저자가 직접 출판에 참여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하지만 개인으로서 활동할 것인지 출판사를 차려서 할 것인지, 비용만 내서 출판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변화의 환경에서 요구되는 끝이 없는 공부와 실험

책은 원고의 기획, 집필, 디자인과 관련하여 그 사회의 문화적 트랜드를 매우 민감하게 반영하여 만들어집니다. 뿐만 아니라 디자인, 인쇄, 제본, 마케팅 PR은 출판을 둘러싼 기술적 변화에 중요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기술 변화는 다른 어떤 분야 못지 않게 빠르게 바뀌는 것을 특징으로 합니다. 마케팅PR과 유통/판매는 시장에서 책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과정과 연결되며 스마트 디바이스와 플랫폼 중심의 체계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출판에 관한 공부는 끝이 없습니다. 셀프출판이든, 독립출판이든, 자비출판이든 출판을 둘러싼 사회적 트렌드와 기술환경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에 설계하고 실험해야 할 과제는 멈추지 않기 때문입니다.

셀프출판과 인디출판에게 기쁜 소식은 대량 생산 종이책 중심의 유통구조가 축소되고 있으며 플랫폼을 중심으로 POD, 전자책, 앱북의 거래가 국내외적으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셀프출판과 인디출판에게 기쁜 소식은 대량 생산 종이책 중심의 유통구조가 축소되고 있으며 플랫폼을 중심으로 POD, 전자책, 앱북의 거래가 국내외적으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병훈. 협성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사 미디어 경제경영 전공,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64년생. 창작과비평사, 동방미디어, 교보문고, 푸른엠앤에스, 세계미디어플러스 등에 재직함. 소셜 미디어와 콘텐츠, 플랫폼, 홍보, 컨설팅 분야 실무자이자 현장 연구자. hobbits8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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