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도시국가의 전성시대

a1

도시들은 처음에 어떻게 생겨났을까

세계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사회 구성원의 대부분은 도시와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삽니다. 하지만인류가 역사에서 처음부터 도시를 세운 것은 아닙니다. 농사를 짓거나 가축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치는과정을 거치면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마을이 생겨났습니다. 농사에 계속 성공하여 먹을 것이 풍족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지리와 기후 환경이 안 좋아 사람들이 굶주리고 더 좋은 다른 땅을 찾아 떠나거나 식량을 빼앗기 위해 전투를 벌여야 하는 지역도 있었습니다.

고대 도시들이 자주 범람하여 토지가 비옥했던 나일강(Nile R.)이나 메소포타미아(Mesopotamia) 그리고 황하(黃河)의 언덕에 주로 생겨나고, 대부분 성벽을 쌓아서 지켜냈던 것은 이 때문입니다. 쳐들어오는 적들을 훤히 알 수있을 뿐만 아니라 평화로운 시기에는 강과 바다를 이용하여 물자를 이동시키고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이 발달할수 있었습니다.

고대 도시들은 자주 범람하여 주변 토지가 비옥했던 나일강이나 메소포타미아 그리고 황하의 언덕에 주로 생겨나고 대부분 성벽을 쌓아 스스로 지켜냈어요.

고대 도시들은 자주 범람하여 주변 토지가 비옥했던
나일강이나 메소포타미아 그리고 황하의 언덕에 주로 생겨나고
대부분 성벽을 쌓아 스스로 지켜냈어요.

강력하게 성장한 도시 국가가 다른 지역을 점령하여 제국으로 성장한 전형적인 사례가 아모리(Amorite) 왕조의 도시국가인 메소포타미아의 바빌론(Babylon)입니다. 바빌론은 수무아붐(Sumuabum) 왕이 BC 1894년에 세운 작은도시국가에서 시작됩니다. 바빌론이 유명한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가 함무라비 왕이며 또 하나는 공중정원입니다.

6대 왕인 함무라비(Hammurabi, BC 1792~1750)는 재위 초기에는 유프라테스강의 치수 사업에 집중합니다. 이 작업은 하류 지역 도시국가들과 충돌을 일으키기 시작하여 주변 도시국가들을 정복하고 남부 메소포타미아 전부와 아시리아의 일부를 합한 왕국을 건설해 바빌론을 수도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남은 재위기간 내내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시국가가 영토국가로 성장하는 전형적인 과정입니다.

함무라비는 BC 1792년부터 1750년까지 메소포타미아에서 바빌론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강력한 제국으로 키웠습니다. 인류 역사상 두 번째로 오래된 성문법전인 함무라비 법전을 만들었지요.

함무라비는 BC 1792년부터 1750년까지 메소포타미아에서 바빌론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강력한 제국으로 키웠습니다.
인류 역사상 두 번째로 오래된 성문법전인 함무라비 법전을 만들었지요.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공중정원은 바빌론 왕궁 안에 높이 25m, 5단 계단으로 된 테라스에 흙을 묻은 다음물을 끌어올려 아래로 흘려 보내는 식으로 물을 공급하며 나무, , 꽃을 심었다고 전해집니다. 현재 유적으로 판단하면 가장 윗단의 넓이만도 60평방미터였을 것입니다. 문제는 어떻게 많은 물을 끌어올려 공중정원을 유지했을까 하는 점입니다.

바빌론 공중정원은 왕궁 안에 높이 25m, 5단 계단으로 된 테라스에 흙을 묻은 다음 물을 끌어올려 아래로 흘려 보내는 식으로 물을 공급하며 나무, 풀, 꽃을 심었다고 전해집니다.

바빌론 공중정원은 왕궁 안에 높이 25m, 5단 계단으로 된 테라스에 흙을 묻은 다음
물을 끌어올려 아래로 흘려 보내는 식으로 물을 공급하며 나무, 풀, 꽃을 심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리스 로마 문명을 형성한 도시국가 시대

고대시대의 중국 한(漢)나라, 로마, 이집트 같이 거대한 지역을 왕이 통치하는 나라를 제국(empire)이라고 합니다.로마의 사례처럼 고대 제국들도 처음에는 도시국가에서 시작하여 다른 지역과 민족을 점령하여 왕이나 황제가 지배하는 국가를 만듭니다. 하지만 고대시대에는 유럽, 중근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 광범하게 도시국가들이 활동했던 유적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도시국가들에는 공통적으로 도심 한복판에 신전(神殿)이 있으며 성벽과 도시 시설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도시국가로서 중요한 점은 자유로운 권리를 지닌 시민이 존재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고전고대의 도시국가라는것은 말하자면 세계 역사상 하나의 특수한 예라고 볼 수 있어요. 도시국가는 고대의 씨족과 부족 사회가 국가로 형성되어 가는 과정에서 작은 지역의 독립된 국가를 이루었으며 성벽에 둘러싸여 상업의 중심이 되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스 지역의 도시국가의 형성 기원은 논란이 있지만 경제적으로 쇠퇴하기 시작한 부족 집단들이 BC 1000~800년 그리스 반도(半島)와 에게 해의 섬, 소아시아 서부에 정착하면서 도시국가의 형태를 이루었던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들은 인구가 늘어나고 상업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해외로 이주민을 보냈고 도시국가의 경제활동을 보완하는데, 그 결과 대략 BC 750~550년 지중해와 흑해 연안에 비슷한 도시국가들이 세워졌습니다.

이 때 세워진 수천 개의 도시국가들은 군주제, 공산주의, 직접 민주주의 등 다양한 정치제도를 실행하고 있었습니다. 경제 활동을 주도하는 시민들이 공업과 기술을 발전시키고 플라톤(Platon)과 소크라테스(Socrates),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등 오늘날에도 유명한 철학자들이 등장합니다. 강력하고 자유로운 시민의 정치적, 경제적 활동을 기반으로 역사에 남을 철학, 학문, 예술이 꽃을 피웠던 것입니다.

자유 권리를 지닌 시민 공동체라는 의미에서 도시국가를 폴리스(Polis)라고 부릅니다. 폴리스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를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그리스는 산과 섬이 많은 환경과 농업보다는 교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그리스인들의 특성 때문에 통일된 국가보다는 지역별로 도시국가의 형태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a5

아고라 광장은 자유 권리를 가진 시민들이 모여 재판, 집회, 사교, 공연을 위해 사용되던 광장입니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아고라 광장은 자유 권리를 가진 시민들이 모여 재판, 집회, 사교, 공연을 위해 사용되던 광장입니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그리스 폴리스의 한복판 산 언덕 위에는 아크로폴리스(acropolis)라는 성채가 있고 그 안에는 신전을 지었습니다.성채는 성을 쌓지 않아도 되는 험준하고 울퉁불퉁한 자연적인 지형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 아래에는 시민들이 재판, 집회, 시장, 사교, 공연 장소로 이용하던 아고라(agora)라는 광장이 있었습니다. 폴리스는 그리스 본토에 100여 개, 식민지까지 합하면 1,000여 개가 넘었고, 그 규모는 다양하여 인구가 작게는 수천에서 20~30만 명에 이르렀으며, 평균 인구는 5,000명 정도였습니다. 주변의 촌락과 농장에서 식량을 공급받던 도시국가들은인구가 증가하면 경작 면적과 식수 공급 그리고 건축 부지에서 한계를 드러냈으며 따라서 다른 지역에 식민 도시를 건설했던 것입니다. 결국 물과 식량이 도시의 성장 억제 역할을 했던 것이죠.

먹고 살아야 인구가 늘고, 도시가 커지는데 그걸 충족시키지 못하면...

먹고 살아야 인구가 늘고, 도시가 커지는데 그걸 충족시키지 못하면…

그리스 도시국가를 기준으로 볼 때 폴리스는 ① 외부에 대한 정치적 독립, ② 내부에서의 자치, ③ 경제적인 자급자족이라는 조건을 충족시켜야 했습니다. 이 조건들을 완전하게 그리고 장기적으로 지키고 있던 전형적인 도시국가가 스파르타, 아테네, 로마 등이었습니다. 시민은 국내 재류외인(在留外人), 노예, 피지배공동체와 명확히 구별되는 존재였습니다.

직접민주주의라고 하지만 평등사회는 아니었던 거예요.

직접민주주의라고 하지만 평등사회는 아니었던 거예요.

BC 5세기 중엽 페리클레스가 아테네인()의 자식이 아닌 자는 시민이 될 수 없다고 정한 것과, BC 5세기∼BC 4세기아테네에서 외국인의 부동산 소유를 원칙적으로 금지하였다는 것은 도시국가의 폐쇄적 특성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시민들은 토지와 노예를 소유하였으며, 전쟁과 정치에 전념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았습니다. 시민의 총회인 그리스의민회(民會), 로마의 병원회(兵員會)와 평민회(平民會)야말로 도시국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양의 철학과 학문의 기반은 그리스와 로마의 문명은 고대 도시국가의 이같은 환경에서 형성된 것입니다.

로마와 이탈리아의 동맹 도시들간의 전쟁인 동맹시전쟁 후 도시 자치권이 무너지고 로마 시민권을 이탈리아 주민에게 부여함으로써 도시국가시대는 막을 내립니다. 사진은 동맹시전쟁을 기념한 로마 주화.

로마와 이탈리아의 동맹 도시들간의 전쟁인 동맹시전쟁 후 도시 자치권이 무너지고
로마 시민권을 이탈리아 주민에게 부여함으로써 도시국가시대는 막을 내립니다.
사진은 동맹시전쟁을 기념한 로마 주화.

고대 도시국가 전성시대의 종말

도시국가는 주변의 영토를 넓혀 발전하기도 하였지만, 고대 그리스는 원거리를 항해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서 대체로 같은 모양의 지중해의 다른 지역에 식민시(植民市)를 건설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영토 국가로 성장한 로마와 달리 그리스의 식민시는 모시(母市)로부터 독립한 도시국가였습니다. 그리스에서는 어떤 도시국가도 영토국가로서 발전하지 못했으며, 토지를 소유한 시민층이 몰락하고 시민병제가 붕괴되었다.

뿐만 아니라 도시국가들은 분리주의와 배타성이 강하여 도시국가들간의 연맹도 지속적인 것으로 운영되지 못했다. 영구적인 연합이나 동맹을 만들지 못해 채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은 BC 4세기 후반 알렉산더 대왕(Alexander the Great)의 아버지인 마케도니아의 필립포스 2세(Philip II of Macedon)에게 점령되었다. 지중해의 다른 도시국가은 같은 도시국가에서 출발하여 영토 국가로 빠르게 성장한 페니키아인의 카르타고(Carthago)와 라틴족의 로마(Rome)에 점령되면서  그리스의 도시국가 전성시대는 끝나기 시작했습니다.

로마의 공화정 말기에도 도시국가의 제도를 남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적 도시국가가 아니면 운영이 불가능한 시민 직접 민주정치 기관인 평민회와 호민관(護民官) 제도도 형식적인 것으로 전락합니다. 또한 정치적 결정권을 가졌던 중산 시민층도 몰락하여 도시국가로서의 위치는 상실되고, 로마와 이탈리아의 동맹 도시들간의 전쟁인BC 1세기 동맹시전쟁(同盟市戰爭) 후 도시 자치권이 무너지고 로마 시민권을 이탈리아 전체 주민에게 부여함으로써 로마의 도시국가시대는 막을 내립니다.

그림 출처

  • https://www.thinglink.com/scene/600399406797160449
  • https://en.wikipedia.org/wiki/Babylon
  • https://en.wikipedia.org/wiki/Hammurabi
  • http://imgarcade.com/1/kopshtet-e-varura-t%C3%AB-babilonis%C3%AB/
  • http://urb-1-udi-juanpablomarroquin.blogspot.kr/p/medieval.html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THES-Agora_odeum_overview.jpg
  • http://downies.com/aca/Auction317/Catalogue_076.html

공병훈. 협성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사 미디어 경제경영 전공,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64년생. 창작과비평사, 동방미디어, 교보문고, 푸른엠앤에스, 세계미디어플러스 등에 재직함. 소셜 미디어와 콘텐츠, 플랫폼, 홍보, 컨설팅 분야 실무자이자 현장 연구자. hobbits84@gmail.com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