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디자인과 판형은 어떻게 결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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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design)이란 말은 설계, 계획, 의도, 도안이란 뜻을 담고 있습니다. 흔히들 글과 그림을 시각적으로 잘 보이게 만드는 작업을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더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시각적 편집 차원을 넘어서 정보 또는 콘텐츠를 편집하는 작업을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에 담기는 내용은 저자의 지식과 콘텐츠이지만 독자들에게는 눈으로 보고 책 모양으로, 입으로나 마음으로 읽는 문자로 그리고 책장을 넘기는 종이 소리와 손끝의 느낌으로 전달됩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라는 오감으로 통해 사람의 이성과 감성에 저자의 메시지가 전달된다는 뜻입니다. 지식과 콘텐츠를 만지고 다룰 수 있게 만들어진 물건이 책입니다. 더구나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책은 시장에 공급되어 독자에게 선택되는 상품입니다. 따라서 출판에서 디자인은 독자가 책을 편리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가치를 담는 작업입니다.

책 디자인의 기능

책 편집자가 하는 일은 원고를 분류하고 정리하고 자연스럽고 체계적인 흐름을 갖추기 위한 작업입니다. 한편 디자이너는 편집자가 정리한 원고를 시각적인 요소로 분류하고 체계를 만들어 책의 물리적 형태를 갖추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판형의 결정과 표지와 면지 디자인 그리고 본문 영역에서 여백과 판면과 페이지 번호와 그림 배치 등의 편집 디자인(editorial design) 그리고 장정 방식(book binding)과 스타일과 글꼴 디자인(typography) 등. 이 책 디자인 작업은 기능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원고의 내용을 분명하게 전달 : 책은 문자, 사진, 일러스트레이션, 각종 지표 등의 구성과 배치로 이루어집니다. 전자책이 등장하면서부터는 음성, 영상, 인터랙티브, 하이퍼링크 등을 통해지식과 콘텐츠의 전달이 더욱 다양한 형태로 바뀌고 있습니다.

독자가 내용을 쉽게 읽을 수 있게 함 : 책 판형, 판면, 여백, 차례, 사진과 소개글 그리고 글꼴 종류와 크기의 선택, 본문의 체계, 레이아웃 등은 책을 읽는 독자의 흐름과 시선과 행동을 편리하고 효율적일 수 있게 합니다.

책 내용에 대한 예술적 표현 : 특히 표지의 경우 책 제목, 지은이, 출판사명, 카피, 사진, 이미지, 짧은 소개글 등을 통해 책의 내용을 예술적으로 표현과 심미적 아름다움을 담아 책의 상품적 가치를 돋보이게 합니다.

책의 외형에 대한 작업 :  표지와 본문, 화보에 사용할 종이를 지정하며 몇도로 인쇄할 것인지, 제본 방식은 어떻게 할지, 박이나 도무송 같은 특수 제작을 적용할 것인지가 디자인의 영역에서 정해집니다. 전자책에서는 파일 형식을 PDF로 할 것인지 이퍼브(ePub)로 할 것인지를 정하는 작업이 요구됩니다. 출판의 제작 파트는 책의 외형에 대한 디자인 차원의 결정을 실행하는 역할을 합니다.

창의적 작업에서 고려할 점들

원고를 저술하는 과정에서 저자가 지식과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들어 구성하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그후 편집 과정에서는 원고를 배열하고 조합하여 전체 구성 요소들을 확인하고 가다듬는 실무적인 공정으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책 디자인은 편집을 통해 정리된 내용들을 책이라는 상품 형태로 만드는 창의적으로 작업입니다. 편집자가 디자이너에게 기획과 원고와 부속 내용을 전달하면서 저자의 요구사항 등을 설명합니다. 셀프 출판 작업에서는 저자가 편집집자와 디자이너의 역할을 대신하거나 프리랜서나 업체 디자이너에게 전달하고 설명하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출판 과정을 통해 디자이너가 이해할 내용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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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판형과 판면 결정

책의 디자인 형식에서 첫번째로 중요하게 결정할 사항은 판형으로 책의 여러가지 디자인 형식의 기준이 됩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판형은 독자들이 책을 접할 때 느끼는 책 크기로서 출간 도서들은 대개 신국판, 사륙판, 크라운판 등 일정한 규격에 맞추기도 하지만 규격에 없는 판형으로 만드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판형의 결정은 출간하려는 책을 읽을 독자와 인쇄와 제본 등 제작 공정에서의 경제성을 고려합니다. 도서관이나 서재에서 읽을 책인지, 회사 책상에서 살펴볼 책인지, 출퇴근 시간에 볼 책인지, 주된 독자가 청소년인지, 20대인지, 중장년층인지 등이 고려된다는 뜻입니다. 또한 책 제작비에서 종이값의 비중이 제일 크기 때문에 규격화되어 판매하는 종이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판형을 선호합니다.2589523930_896a4e98a2_b

책의 판형을 결정을 위해서는 종이 규격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복사용지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종이가 A4용지이다. A4용지의 규격은 210x297mm입니다. 단순하게 200과 300mm로 정하면 훨씬 편했을텐데 왜 이렇게 복잡한 수치가 쓰였을까요. A4외에도 A3 그리고 B3로 시작하는 종이 크기의 명칭이 있는데, 이는 독일공업규격위원회에서 큰 종이를 잘라서 작은 종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반으로 잘라도 가로, 세로의 비율이 유지되게 함으로써 종이의 낭비를 최소로 줄일 수 있는 종이의 크기를 제안하면서 부터입니다.

자르는 과정을 몇 번 반복했느냐에 따라 용지에 명칭을 붙입니다. A4용지의 경우는 가로 길이가 841mm이고 세로 길이가 1189mm인 종이를 반으로 자르는 것을 아래의 그림처럼 4번 되풀이 한 것입니다. A0용지의 가로:세로 비율은 약 1 : 1.414입니다. 이렇게 정해진 종이의 재단방식은 세계표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종이의 생산뿐 아니라 인쇄기와 복사기의 생산과 유통 및 서비스, 컴퓨터를 이용한 문서작성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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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과 종이의 결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세로 방향으로 종이의 결이 생겨야 뒤틀림 현상(책이 자연스럽게 넘겨지지 않거나 제본된 채 물결이 쳐지는 현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4 판형의 국배판을 제작할 때는 종목 종이 결이 필요하지만 A5 판형의 국판 도서를 제작할 때에는 A0용지를 주문할 때 횡목 결의 종이를 주문하여 사용해야 합니다. 즉 책을 세로 방향으로 세웠을 때 세로 방향의 종이 결이 되어야 하므로 판형을 위해 몇번을 잘랐을 때(절수) 책이 전체 용기에서 가로나 세로로 놓이는 데 따라 필요한 결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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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원고에 대한 편집과 함께 진행되는 디자인 작업은 책 내용과 구성요소 기반의 창의적인 공정입니다. 여러가지 디자인 고려사항들을 바탕으로 컨셉트가 정리되면 독자 대상과 경제성을 기준으로 판형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판형이 결정되면 책의 판면을 지정하는 세부적인 조판과 편집을 통해 교정교열과 저자 교정을 위한 교정지를 출력하는 또다른 편집 작업 단계로 넘어갑니다. 책 디자인과 판형 결정 작업에서 이어지는 출판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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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1. https://en.wikipedia.org/wiki/Julia_Hasting
  2. © brewbooks : https://www.flickr.com/photos/brewbooks/2589523930

공병훈. 협성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사 미디어 경제경영 전공,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64년생. 창작과비평사, 동방미디어, 교보문고, 푸른엠앤에스, 세계미디어플러스 등에 재직함. 소셜 미디어와 콘텐츠, 플랫폼, 홍보, 컨설팅 분야 실무자이자 현장 연구자. hobbits8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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