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출판과 POD(publishing on demand)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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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매스미디어(massmedia)로 분류하는 것은 똑같은 내용과 형식의 책을 대량으로 생산하여 대중들에게 유통하는 특성 때문입니다. 매스미디어의 특징은 공급자가 대량의 소비자 또는 수용자를 위해 일방향적으로 표준화된 콘텐츠를 보내는 것입니다. 20세기의 화두였던 대량 생산과 효율적 공급에 알맞은 방식이며 공급자가 콘텐츠에 대한 주도권을 행사합니다. 하지만, 다른 종류의 미디어들과 마찬가지로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기술 혁신은 책의 생산과 유통과 판매를 둘러싼 거의 모든 과정을 바꾸어놓았습니다. 출판에서의 대표적인 변화는 셀프 출판의 등장과 POD이며 이번 글에서는 둘의 만남이 지니는 의미와 POD 방식을 활용하는 노하우에 관해 다루려고 합니다.

출판의 진화로서 POD의 등장

최근 몇년 들어, 소설을 출판사 종이책을 통해서만 읽을 수 있던 시절에서 벗어나 컴퓨터, 휴대폰, 아이폰, 디지털TV 등 독자들이 원하는 방식과 장소와 시간에 볼 수 있는 시대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엠피쓰리 플레이어 그리고 아이패드 등의 확산되면서 영상과 음악이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는 뜻의 유비쿼터스(ubiquitous)로서 콘텐츠가 사용되는 환경이라는 의미입니다. 지식 콘텐츠를 담는 대표적인 미디어인 책도 유비쿼터스적 콘텐츠로 변화하고 있는 트렌드의 맥락이 여기에 있습니다.

기술적 환경의 변화에는 사회적 요구와 지향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나라에서나 마찬가지로 출판에 디지털 환경이 적용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을 뿐입니다. 책의 독자 또는 소비자로서의 지향은 유비쿼터스적인 환경에서 편리하게 책에 담긴 지식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장벽이 있습니다. 이러한 장벽들을 무너뜨리는 원동력이 기술이라면 그 운영은 출판 생태계를 둘러싼 성원들 즉, 저자, 출판인, 실무자, 개인출판인, 제작 실무자 등에 있는 셈입니다.

국내 출간 책 10권중 4권 품절. 품절도서를 구입하기 원하는 고객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아시는지요? 이런 고객님들을 위해 경쟁사 서점의 재고와 도서관 보유도서까지 확인하여 안내해드립니다. 도서관 방문조차 어려운 고객님들을 위해서 휴무일을 이용해 도서관 보유도서를 복사해서 발송해드린 직원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안타까움에 POD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POD 실무자의 이야기는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 위주의 기존 출판이 지니는 한계 대한 지적입니다. 중쇄와 재판 제작을 결정하는 출판사들은 1년에 500~1000권 이상 판매되지 않는 책들에 대해 제작과 관리 비용의 문제로 인하여 품절 결정을 내립니다. 그 결과 10권이 출간되면 1년만에 6권이 서점에서 사라지고 5년 이상이 지나면 8권이 사라집니다. 독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책들을 읽을 수 없는 결과가 생기며 많은 저자들의 책들이 세상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기술적으로 POD는 1권에서 100권까지의 소량 제작에 적합한데 대량 제작에 적합한 기존 인쇄기와 제본 설비가 아니라 레이저와 잉크젯의 출력과 소량 제본설비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출판사가 판매량을 예측하여 제작하는 방식이 아니라 고객이 온라인 오프라인 서점에서 주문하면 출판사나 POD 업체가 제작하여 고객에게 발송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에 대해 생산과 유통의 주도권이 출판사와 서점에서 고객에게 이동했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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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D 과정과 기존 출판 과정

출판되어 있는 책이지만 출판사나 서점의 창고에 미리 보관되어 있지 않으며 독자의 주문이 서점을 통해 접수된 후에 출판사나 POD 업체가 제작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16m²(4평) 정도의 공간을 차지는 인쇄기에 비해 POD 출판 기계는 6m²(2평) 정도를 필요로 하며 공장 규모가 필요한 기존 제본기와 달리 6m²(2평) 정도면 충분합니다. 따라서 타라센터와 같은 사무용 복사 제본 업체들이 POD 사업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하지만 POD를 위해서는 책의 판면과 형태 그대로는 구현할 수 있는 PDF 형식의 파일이 필요합니다. 출판사가 POD로 책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인디자인 등으로 조판이 완성된 표지와 본문 파일들을 POD 업체에 전달하여 원하는 부수의 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셀프 출판과 관련하여 이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현상은 서점에서 POD 장비를 두어 독자들이 가져온 파일이나 확보된 책 콘텐츠를 즉시에 책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독자들의 콘텐츠를 서점에 유통시키는 사례들입니다.

영국 블랙웰 북스토어(Blackwell Books Store)와 미국 하버드 북스토어(Harvard Book Store)는 EBM(Espresso Book Machine)이라는 POD 장비를 서점에 두어 구글 자료와 퍼블릭 도메인(public domain), 온디맨드북스(OnDemandBooks)이 제공하는 360만종의 책을 POD로 제작하여 판매하고 있으며 개인이 가져온 파일을 서점의 상품으로 유통시켜주거나 비상품으로 개인에게 제작하고 있습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시작되지 않았지만 멀지 않은 시기의 서점 서비스 모델로 도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출판사들이 신간을 몇천부 단위로 제작하여 출간할 필요성이 없어지고 있다는 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초판을 몇 십부에서 몇 백부 정도 제작하여 고객 수요와 시장 상황에 맞게 POD와 기존 대량 제작을 넘나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POD를 통해 셀프 출판을 하기 위해서는 다소의 어려움들이 있습니다만 셀프 출판을 위한 POD 과정에 대해 설명해보겠습니다.

POD 출판 기계는 6m²(2평) 정도를 필요로 하며 공장 규모가 필요한 기존 제본기와 달리 6m²(2평) 정도면 충분하다.

셀프 출판을 위한 POD 방법

출판사와 사업자 등록

국내의 온라인 오프라인 서점을 통한 책의 유통은 출판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소한 사업자 등록을 한 상태이어야 거래가 가능합니다. 또한 국립중앙도서관에서 ISBN 번호를 받을 수 없어 정식 출판물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셀프 출판을 하는 개인으로서는 자신의 명의로 출판사를 등록하여 사업자 등록을 하는 문제에 대해 판단해야 합니다. 다행히 출판 등록의 절차가 간소하며 자신의 거주지를 기반으로 신고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비용은 받지 않습니다. 출판사와 사업자 등록을 하면 ISBN을 받을 수 있으며 국립중앙도서관에 납본을 하여 도서관 검색이 가능하며 책이 도서 상품으로 인정받아 비과세 상품으로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누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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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으로 종이책의 유통과 POD 제작

개인으로서 종이책을 유통하거나 판매하기 위한 채널로는 오픈마켓이 있습니다. 오픈마켓은 출판사와 사업자 등록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으로서 판매자로 나설 수 있습니다. 종이책 오픈 마켓은 G마켓과 11번가가 대표적이며 과거와는 달리 종이책 유통과 구매 채널로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로서 예를 들어 G마켓의 경우 2010년 도서 매출이 1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온오프라인 서점 중심의 유통과 판매가 오픈 마켓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셀프 출판에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직접 하거나 관련 업체와 프리랜서 등을 통해 진행된 표지와 본문 완성 조판 파일을 책으로 만들어주는 POD 전문 제작 업체로서는 타라POD센터와 한국학술정보 등이 있어서 발주를 하면 하루 정도 시일에 책이 제작됩니다. 따라서 고객의 주문과 접수 그리고 POD 제작 발송 등에 걸리는 시간은 보통 3~4일 정도 걸립니다. POD 제작 비용은 표지와 본문 출력비, 코팅비, 제본비 등으로 이루어져 있고 제작 권수에 따라 권당 제작비가 낮아지는 방식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어느정도 판매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10권씩 제작하여 준비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 주문 관리에서 제작 그리고 유통 부분까지 셀프 출판하는 사람이 직접 관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책의 미래와 POD 출판

책은 넓은 의미에서 지식 콘텐츠를 담는 미디어로서 인류의 문자 역사와 함께 해왔습니다. 파피루스에서 두루마리 그리고 종이 책의 등장에 이르까지 대개의 경우 많지 않은 독자를 위해 제작되고 판매되었습니다. 하지만 19세기에서 20세기 산업사회에서는 대량 생산과 표준화에 알맞은 매스미디어로서 자리를 잡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책의 지식 콘텐츠에 대한 다양하고 개인적인 욕구와 바람을 기존 출판 제작 환경에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독자가 원하는 단말기를 통해 보고자 하는 요구에 발맞추어 전자책이 진화하고 있다면 언제든지 다양한 니즈(needs)에 기반한 롱테일적인 독자의 요구에 발맞추어 등장한 출판 방식을 POD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오픈마켓의 활성화와 온오프라인 서점의 POD출판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출판의 장벽은 지식 콘텐츠가 준비된 사람 누구나 손쉽게 출판하여 유통할 수 있는 방향으로 허물어져 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크리에이티브 유저와 주도적 유저 그리고 커뮤니티들이 자신들의 지식 콘텐츠를 쉽게 출판하여 고객 주문을 중심으로 제작하여 유통할 수 있는 환경은 이제 멀지 않은 미래로 다가와 있습니다. 단지 함께 공유하고 유통할 수 있는 가치있는 지식 콘텐츠를 우리들이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만 남아 있습니다. 기술은 원동력이지만 힘을 운영하는 것은 사회적 요구 또는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를 지닌 사용자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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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원동력이지만 힘을 운영하는 것은 사회적 요구 또는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를 지닌 사용자들의 몫이다.

사진 출처

  1. https://en.wikipedia.org/wiki/Eslite_Bookstore
  2. ⓒ Politics and Prose Bookstore https://www.flickr.com/photos/politicsandprose/6256317164
  3. http://www.huffingtonpost.com/rajat-bhageria/seven-manners-through-whi_b_6638598.html

공병훈. 협성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사 미디어 경제경영 전공,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64년생. 창작과비평사, 동방미디어, 교보문고, 푸른엠앤에스, 세계미디어플러스 등에 재직함. 소셜 미디어와 콘텐츠, 플랫폼, 홍보, 컨설팅 분야 실무자이자 현장 연구자. hobbits8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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