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렇듯이 내게도 많은 상처가 있는데, 다음 세 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어떤 상처는. 오래전에 아물었는데도 상처를 바라볼 때마다 당시 기억이 되살아나고, 고통의 기억이 너무 강렬해서 벗어날 수가 없는 놈들이다. 어쩔 수 없을 때라면 모를까 그런 상처들은 가능하면 덮어두고 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낙인 같은 이런 유형의 상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성숙해가는 근거일까.
어떤 상처는. 아문 지 오래되었고 고통의 기억과 느낌이 남아 있는데도 상처를 바라보아도 견딜 만한 놈들이다.
어떤 상처는. 흔적이 남아 있는데 이 상처가 도대체 어떻게 생긴 것인지 기억도 안나고 그렇다고 꼭 기억하고 싶은 것도 아닌 놈들이다. 그 상처들을 장난스런 눈빛으로 들여다 보며 벼라별 상상을 하지만, 굳이 과거를 기억하거나 추적하려고 애쓰지는 않는다.
